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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써 내려가는 것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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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창문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25회 작성일 19-10-31 15:59

본문

시를 써 내려가는 것을 멈췄다/창문바람


당신들이 꿈이 무어냐 물었을 때

언제나 큰 목청으로 꿈을 말했었고

언제나 당신들은 내 꿈에 빙긋 웃었다

마술과 게임을 좋아했던 친구가

장래희망에 당연하듯 회사원을 써서

뭐를 할 것이냐는 말에 답한 내 말에

당신들의 표정이 돌덩이처럼 굳어져

언제부턴가 꿈이 무언지 말할 수 없었다

좋은 글은 보지 않았다

불행한 나를 바보로 만들었기에

시 또한 최대한 어둡게 썼다

입으로 드러낸 마음은 바보 취급을 받았기에

언제까지 글만 적을래

글은 돈이 되지 않아

좋아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틀린 거야

할 수 있는 것도 글을 적는 건데

언제나 성공에 집착했다

하지만 훌륭한 위인들의 인생을 담은

몇십 권의 책들과는 달리

내 인생으론 a4용지 한 장조차 채우지 못했다

세상엔 성공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그렇게 둘로 나뉜 줄 알았다

그렇다기엔 웃고 있는 사람들은 엄청 많았다

다행히도 내 생각은 틀린 생각이었다, 또한 당신들도

시를 써 내려가는 것은 멈췄다

돈을 중심으로 성공이니 뭐니 하는 건

정말이지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모두가 다른 크기의 행복으로 웃고 있었다

중요한 건 무슨 일을 하게 되느냐가 아닌

어떤 사람이 되느냐였다

집착에서 벗어난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들은 많았다

그것들을, 작다하면 작지만 나에겐 무엇보다 큰 

시가 아닌 행복을 써 내려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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