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릇은 누가 물을 주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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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릇은 누가 물을 주는지
속눈썹 짙은 물을 가끔 만나면
예전엔 늘 돌을 던져 보곤 했어요
표정 보다 더 궁금한게 눈망울 속
풍덩과 퐁당 사이 제각각 다 다른 소리가
읽어주는 깊이
차이의 오묘함에 언제나 설렜죠
양말을 벗기도 했어요
때로 알몸으로 젖은적도 있구요
가끔 수면 위 치솟는 은빛 눈부심은
햇살이 숨겨둔 비밀 같아
오래 오래 두근거렸죠
버릇은 누가 물을 주는지 시들지도 않고
이젠 찻집에 앉아 오가는 수 많은
낯선 눈망울에 눈빛을 던져요
표정 위에 떠도는
맑고 향기롭고 깊고 쓸쓸한
고수 보다 더 고수는 늘 있죠
은빛 귀고리 찰랑이는 왼쪽의 그녀
순식간에 내게 눈빛을 던졌어요
지나쳐 갔어요
미끄러운 물 처럼 찰랑찰랑 멀어지는
검은 단발머리
동그랗게 흐려지는 분홍 물무늬
눈치 채 버린 건
풍덩일까요 퐁당일까요 틀림없이
쨍그랑일까요
소리 닿지 않는 먼 거리 쯤
오래전 그 설레임으로 찰랑이는
은빛 눈부심
더 늦기전에 산을 내려 가야 겠어요
댓글목록
고나plm님의 댓글

제목이 인상적이네요
요즘 시가 자주 올라오는 단풍처럼 하더군요
낙엽은 지지만, 시는 올라오는 것이 좋죠
시는 단풍처럼 물드는 것이 아니라, 올라와야 한다는
깊은 내면의...
주말보다 더 주말인 금요일, 좋은 시간 엮으시길
종이비누님의 댓글

네..ㅎㅎ 고나님... 오랜만에 모습을 보여주시네요..
감사해요..좋은 계절을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