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海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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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33회 작성일 19-11-01 09:10

본문




詩의 사각형 액자를 꽉 움켜쥐고  

풍경의 이곳 저곳에 갖다 대 보았다. 

정중앙의 하얀 여백이 

아무리 해도 채워지지 않는다. 


어느 순간부터 

폐렴 걸린 사나이가 화면 정중앙에 누워 있다. 

노루귀 새순이 섞여 나오는 가래침 안에 

빨강 물감을 혼합해 본다. 

그가 고개를 들어 창밖을 바라보는 것이, 

내가 캔버스 바깥으로부터 그 안쪽에 침잠한 절망을 

훔쳐보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아무렇게나 선을 긋기 시작한다. 뭉개지고 중첩되는 것들 속에서 어떤 이미지들이 스스로 떠오르길 기다리면서.


짐승들의 울음과 부끄러운 후박나무 잎들의 딸랑거림이 합쳐져 

내 견갑골 안쪽은 베인 흔적 투성이다. 어떤 투명한 것이 

그 음향들 바깥으로 내 육욕(肉慾)을 옮겼다. 


그는 질주해 나가는 직선과 사선들 사이에서 

더 야위어 있었다. 트레몰로 주법으로, 텅 빈 링게르병이 따각거린다. 

점점 더 여러 가지 선들과 색채들이 끌려나오기 시작하지만, 나는 그 너머 아직 그려지지 않은 경계를 향해 

그 사나이를 떠민다. 


돌멩이를 던져

그 사나이의 얼굴을 맞춘다. 그러면 그 절벽은, 무감각한 나무토막이라도 되는 양 

나를 쏘아보되 내 표정 바깥에 서서 나를 기록하고 있다. 


웬지 그 사나이가 부끄러워져서, 내 詩의 사각형 액자가 그를 떠나지 못한다.  

어느덧 나를 규정하게 된 그 액자를

내가 떠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그럴 때면 어느 얼굴 동그랗고 보조개 상글상글 웃는 여자아이가 

내 손 꼬옥 붙잡아 주는 것이니, 


그 아이는 알고 있을까? 

그 아이가 죽는 날에야, 내 캔버스 속 정중앙은 

비린 색채의 비문(非文)들로 채워지게 될 것임을. 

그 아이도 나도, 아주 오랜 혈관을 걸어오며 

걸어 가는 한 그 캔버스의 정중앙은 다른 어떤 황홀로도 채워질 길 없다는 것을.

은빛 비늘 퍼덕이는 해면 위로 기어가는 

내 그림의 生.命.   



 

  



댓글목록

책벌레정민기09님의 댓글

profile_image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9월의 최우수작 감축드립니다.
역시 표현의 장맛이 제대로 발효가 되어
구수한 맛이 그야말로 일품입니다.
좋습니다.
11월도 문운과
건강을 기원합니다.

브루스안님의 댓글

profile_image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영시인의 취향이 자운영님과 거의 일치합니다
오십받으시면 막걸리보다  더한거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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