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天命 II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盧天命 II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39회 작성일 19-11-02 20:11

본문



그러면 나는까마귀 까악까악거리는 음향이 간혹 성스럽게 울리기도 하는 대모산 정상 억새밭에 찾아가그저 날카로운 잎새 위에 피만 뿌리고 돌아왔다는 天命을 바라본다.


선홍빛 사슴은 위태로운 비탈길만을 올랐다. 칡넝쿨에 발이 자꾸 걸렸다. 빨갛게 익은 잎들이 한쪽 귀로 들어왔다가 다른쪽 귀로 나가는 것이 간지러웠다. 마악 이가 돋아나는 바위가 낯 설었다. 반질반질한 거울 위로 청록빛이 흘러갔다. 天命과 내가 빈 방에 앉아 적막한 를 쓴다. 방 이쪽 구석에서 저쪽 구석까지 사슴 그림자가 끼륵끼륵 울었다. 사슴이 얼굴에 흰 천을 덮자 낡은 종이 위로 시를 지우는 대신 뜨거운 비가 낮은 옹이를 어쩌지 못하고 파란 나체들만 더 무성해졌다. 이끼 낀 거울을 함께 닦는다. 검은 나무 기둥이 점점 더 굵어졌다. 익사체 한 구가 天命과 나 사이에 와서 섰다. 석류꽃이 외롭다.  


적요한 소반 위에 미처 마치지 못한 시들이 정원을 이루고 있다.  


天命과 내가 빈 방에 앉아 서로에게 피를 각혈하고 있다. 대모산 정상에 억새밭이 그렇게 흐드러졌다지天命의 얼굴이 마악 세수를 마친 듯 해말갛다. 天命과 내가 서로의 안구 속에 손을 넣어 피 묻은 표현들을 끄집어낸다. 날이 선 언어들이 해체되는 사슴 울음소리를 낸다. 대모산 꼭대기에 그렇게 흐드러졌다던 갈대숲이 흰 갈대꽃 희미하게 서로 닮아가는 소리. 天命과 내가 대모산 정상 억새밭을 불어간다. 석류꽃을 질겅질겅 씹으며, 사슴이 빛나고 소용돌이 치는 것 안으로 숨는다. 선운사 청록빛 수림 사이 가리워진 길 돌무더기 사이로 톡 톡 형체를 뭉그러뜨리는 바윗결이 그리워진다는 듯이, 땅바닥을 때리는 차갑고 조용한 것이 창 밖에서 들려온다.

  



댓글목록

Total 191건 1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91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0 11-20
190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11-19
189
눈병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5 11-18
188
비 오는 하루 댓글+ 3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6 11-15
187
낙엽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8 11-14
186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 11-13
185
초봄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8 11-12
18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 11-11
183
사슴 II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9 11-10
18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 11-08
181
설원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11-07
180
호수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11-06
179
맨해튼 연가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0 11-03
열람중
盧天命 II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0 11-02
177
海霧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11-01
176
복숭아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 10-31
175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 10-29
17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10-28
173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 10-27
172
풍경 댓글+ 3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1 10-26
171
어떤 독후감 댓글+ 3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0 10-25
170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6 10-24
169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5 10-23
168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10-22
167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10-21
166
盧天命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 10-20
165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1 10-19
16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6 10-18
163
가을江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9 10-17
16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1 10-16
161
익사하는 배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10-15
160
첼로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10-13
159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0-11
158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 10-10
157
퇴촌 가는 길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10-09
156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10-08
155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 10-07
15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 10-06
153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10-05
15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0-04
151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 10-03
150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0-02
149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3 09-30
148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09-29
147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 09-28
146
장항(長項)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 09-27
145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0 09-26
14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1 09-25
143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 09-24
14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09-22
141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09-21
140
아침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 09-20
139
샤갈의 마을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 09-19
138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 09-18
137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5 09-17
136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 09-16
135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 09-15
134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 09-14
133
추일서정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09-13
132
백일홍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 09-12
131
馬耳山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 09-10
130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4 09-09
129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09-08
128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7 09-07
127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 09-06
126
칠월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 09-05
125
분꽃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3 09-04
12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6 09-03
123
플라맹코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09-01
122
한계령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08-3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