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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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323회 작성일 19-11-05 08:50본문
거품
북적북적 거품이 인다
샤워 물줄기로 가시고 가신다
거품이 거품을 물고 내 몸을 빠져나간다
부여잡은 발톱 끝에서
거품물던 시간을 회상하듯
끝끝내, 거듭 부글거리다 발끝에서 떨어져 나간다
또 다시 흘러가는 것이라고 변명하지만
한갖 물줄기에 씻겨나가는 나를 내려다보며
그제서야 투명한 물방울처럼 살고 싶었음을
시인한다
숱하게 끊어온 인연들이
저렇게 체온처럼 떠나간다, 지금껏 살아온
터져 소멸될 거품의 시간들
인연 스칠 때마다 벌인 전투
약을 발라야 낫는 상처는 상처가 아니고
안에서 밀고 밀어내버려야 하는 게 상처라며
거울 앞에서 꼿꼿했던 시간들
늘 어제같다던 평생이 지금
내게서 씻겨나가는 중
축출당하고 있다
어제까지가 모두 이 거품이라면
양치거품조차
누군가에게서 빼앗아 온 것을 삼키지 못해
토하는 것은 아닌지
오늘도
나의 샤워는
미끈거리는 거품을 끊기는 글렀다(*)
댓글목록
부엌방님의 댓글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거품같은 인생사 끊기는 참 힘들지요
미끈거리는 날은 언제나 거품으로 치료해보지만
상처가 나는 무언가 또 미끈거리는 것을 발라야 하는 번복의 날들
파랑새시인님 오래간만에 오셨어요 그간 안녕하셨는지요
참 나쁜 골뱅이 잘 읽었던 기억이 새록납니다
좋은시 많이 써 주시더니 많이 그리웠습니다^^
감사합니다
파랑새님의 댓글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찾아주셔서 몸둘 바를...여전히 안녕하시니 그보다 더 좋은 게 없네요
붴방님!~~~
그냥 그렇게 불러보고 싶었습니다!
부엌방님의 댓글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넵 파랑새님
전 앞으로 쭉 못올리거나
생각이 안나서 아주 못 쓰더라도
파랑새님께서 올리시는 시는
다 읽고 말겠습니다
찾아와서요^^
참 재미가 나고
윗트는 러닝님하고 견줄만 합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한 저녁 쐬주 한잔에
돼지국밥이든 소머리국밥이든 따끈한 뚝배기 한사발 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