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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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소리 / 백록
갈바람에 감이 붉어지는 소리며
하늬바람에 귤이 노래지는 소리며
높새바람에 억새꽃 하염없이 울먹이는 소리며
새파란 하늘로 새털구름 훠얼훨 흩날리는 소리며
한껏 부풀린 나잇살로 울긋불긋 파고드는 세월의 널브러진 소리며
어느새 가늘어진 이명으로 속속 기어드는 환절의 시끌벅적한 소리며
시커먼 계절로 흘러들어가는 하얀 침묵의 잿빛 무덤 같은 을씨년스런 소리며
툭하면 잦은 엄살과 젖은 몸살로 애간장 끓이는 소리며
날이 갈수록 마냥 타들어가는 노을의 들끓는 소리며
따라 소싯적 소소리바람 기다리는 어느 철딱서니
주름골 패이는 소리와 함께
은사시나무 으시시 떨고 있다는 소문과 함께
시들 시들 시들어가는 시들의
그런 저런 소리들
댓글목록
맛살이님의 댓글

멋진 소리에 여러번 소리를 되돌려 듣다가
갑니다, 감사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멋지기는커녕 한참 늘어진 소리들 뿐입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소리속에 자연의 느끼는 모습과
인생의 희노애락도 담겨 있습니다.
생각의 폭이 바다처럼 넓고 깊습니다
건필과 평안을 빕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솔직히 들리는 소리라곤
이명을 울리는 매미들 혼령의 소리와 생살 물어뜯는 귀뚜라미 소리뿐입니다
그 소리에 반응하는 엄살과 몸살
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