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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어둠의 다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7회 작성일 19-11-07 05:56

본문

​빛과 어둠의 다툼



머리맡 전등은 어둠 속에서도

단정하고 깨끗한 얼굴로 

나의 손길을 기다리며 살고 있어요

이 작은 안방의 세상 

정결한 마음으로 

밝은 빛 내기 위해 지키는 정조

한 밤에 내 그를 깨어 놓으면

난 그 빛의 포로가 되어

꼼짝없이 그에게 순종합니다

어둠 속 숨소리 죽이고 있던 벽시계

나와 함께 노출 된 얼굴에

이 작금의 시간을 고백하면서도

초침은 눈 비비며 바빠집니다

어정쩡 한 새벽 4시 30분

깨어난 불빛의 안내로

누구나 한번쯤 밤에 찾는 좁은 공간

간혹 앉아 명상을 하거나 

헛깨비 시상을 잡아대거나

이 밤과 같이

쌓였던 노폐물을 쏟아내고 

짧은 희열에 빠지거나

이제 안정 찾은 사타구니 사이까지

찾아들어 간섭하려 합니다

난 어둠을 다시 불러대도

이미 찾아온

창 밖의 큰 손에 어둠은 나와 함께

기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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