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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벗는 동안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한병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341회 작성일 19-11-07 21:00

본문

옷 벗는 동안

옷을 아무 생각 없이 뒤집어 놓고
생, 각, 한, 다

일인지 줄어든 허리 싸이즈 만큼
내 옷은 늘 크고 내 몸은 늘 야위어 갔다
몸통과 발과 손을 빼냈을 때 옷은
내 몸에 길이 난 통로이겠거니
생각했는데

늘어난 고무줄 바지처럼 흘러내리지 않게 애쓰던
네게서 나의 뭔가를 빼두고 지낸 날들처럼
옷도 나날이 수척 했겠단 생각

가을나무가
한잎 두잎 옷을 벗을 때
가지마다 자라난 걸음이 드러났던 것처럼
바지 웃옷 다 벗고
어쩔 수 없는 표정도 벗고 보니
한철 여윈 내 몸을 감싸고
옷 속도 속이 아니었겠구나
옷 속을 뒤집어 놓고 보니 알겠다

댓글목록

부엌방님의 댓글

profile_image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토갱이
저 멍충도에서
늘 토갱이 잡으러
겨울산 빠댔는데요
하 참
오랜만에 듣고
기분 짱^^
평온한 밤 되셔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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