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 창작시의 향기

겨울/창문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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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이 지고 나목이 됐듯

어느덧 당신을 생각하지 않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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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덮인 길에서 낙엽을 찾기는 어려웠고

그럴수록 당신의 얼굴이 흐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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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오랫동안 웃게 했고 울게 했던 당신

그 위로 새하얀 눈이 소복이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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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저 나목처럼 비어지는 계절

눈 쌓이듯 가슴이 하얘지는 계절

겨울, 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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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무엇에 그렇게 설렜는지

무엇에 그렇게 뜨거웠는지

무엇에 그렇게 사무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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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찍힌 발자국조차

눈발에 덮여 순식간에 사라지니

지난날이 무색해지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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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지나 다시 봄이 오고

눈이 녹아 다시 싹이 난다지만

밤이 길어진 만큼 겨울 또한 길고 길겠지

밤이 짙어진 만큼 겨울 또한 깊고 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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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새싹처럼 봄빛 받아 다시 필까?

아니면 마치, 눈의 온도를 이기지 못해

얼어붙다 끝내 부서지는 죽은 잎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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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스레 옷깃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