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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르트를 건네 주는 붉은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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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1회 작성일 19-11-09 17:09

본문



   야쿠르트를 건네 주는 붉은옷

​돌아볼 때 비로소 그림자를 펼치는

풍경이 있다

물고기 눈물을 받아 만든 푸른 잉크 처럼

시리도록 파란 손톱

야쿠르트 한 병 얼른 손에

쥐어 준다

차고 짧은 뜨겁고 긴 마음이 따라와

심장 위에 맨손을 얹는다

당신은

붉은옷이 참 어울리네 나직한

자명의 북소리

희미한 복도 끝으로

흰 비들기 종종 걸어들어 오고 있었다

창 밖에 붉은 나뭇잎들이 쏟아지고

이제 막

늦은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두개의 가슴으로 밀려오는 붉은 범람

새파란 갈대는 갈대 지만

갈대 같지 않아서

종일 서 있는 햇빛

선듯 창은 열리지 않는다

조금씩 빨라지는 숨소리를

누르며

이미 온통 불 붙은 창 밖을 가만히

돌아 보는

그림자 하나

오늘에서 어제로 긴 손가락을 내민다

부은 목젖을 건너온 말들이 와락 은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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