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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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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90회 작성일 19-11-12 12:15

본문




매일매일 베란다 밖 언덕을 바라본다.  


가지가 흔들어대는 잎들이 높은 데서 위태로와 보였다.  


시계 바깥에 존재하는 시간을 들으려는 것이다.  


스쳐가는 구름이 너무 낮아서, 어느날엔가는 비릿한 몽정(夢精)에 무너져 버릴 듯한 언덕이었다. 


아직 어린 잎이 숭엄한 소리를 낸다. 


바람도 없는데 모든 잎들이 흔들리고 있다.  


가지가 잎들을 거부하고 있는 것인가?  

저렇게 붙타오르고 있는데?

저렇게 어머니 없는 잎과 가지와 구름과 바람이 서로를 닮아가고 또 서로에게 각혈하고 있는데?


청록빛 유리창이 덜렁거린다. "나는 가난하다". "너는 가난하다." "가난이란 무엇인가?" 


누군가 더러운 천과 황홀한 천을 겹쳐 나를 기우고 있다.


내 형체와 내 소리와 내 마음과 내 감각이 서로 조응하고 조화룰 이루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하라고. 


번성한 진달래꽃이 나날이 무성해지는 선홍빛으로 내게 속삭인다.


"건너가자." "건너가자."

"어머니 찾아 건너가자." 


그럴 때면 내가 시를 쓰는 대신, 저절로 시가 흘러나와 나를 규정하려는 것이었다.  


투명한 언어의 밑바닥까지 나는 익사해 간다.


내가 죽어 음악이 되려나? 다시 돌아오기는 할까? 

진달래꽃들 선연히 

봄바람 아래 깊숙히 가라앉히는, 

빙어(氷魚)의 식은 잠  

황토알 톡 쏘는

뜨거운 얼음 떨어

심연에 손 넣은 자리마다. 


나는 나를 닮은 것들이 나날이 저 언덕에 번성하는 것이 외롭다. 


나의 어머니.








댓글목록

존재유존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존재유존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글은 마음으로 담는다지요.. 마음이 태산같은 무거움으로 잠을 쉬이 청하지 못할 밤이 되겠네요.. 잘 담아갑니다.평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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