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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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 / 백록
입동의 반갑잖은 몸살이 감기를 초대했지만
아직 죽을 때가 아니라는 어간의 얼간이
곤죽 반 사발 뜨는 둥 마는 둥
소설로 기어오르는 오름의 들녘은 어느덧
풀이 죽은 듯 시들시들하다
어욱어욱 억새들 소스라치는 소리
설마, 이 섬의 흔적 4,3의 얼룩이 그랬을까만
죽자 살자 기어든 곶자왈 기슭은
생각을 거스르는 늘 푸른 세상이었다
여기야말로 결코 꿈이 아닌 생시
족족 풀인 듯 나무인 듯 조릿대 천국이었다
언젠가 수묵화로 피우던 사군자의 꽃들을 차례로 떠올리다
언뜻, 식개를 먹고 영장을 먹던 시절
기억을 상실해버린 막바지의 꽃
어쩜, 꼿꼿한 죽화竹花랄까
내친 김에 살아생전 한 번 핀다는
그 꽃이 보고 싶다
죽기 전에
댓글목록
주손님의 댓글

조릿대를 육지에선 시널대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만,,,
일반 대나무 보다는 좀 가늘지요?
귀한 죽화를 한 번 보고 싶군요
백록님!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한라산 조릿대는 결코 죽지 않더군요
겨우내 잠시 눈무덤에 묻히다 되살아나는
늘 푸른 초록이더군요
그래서 신얼대라 불렀나
ㅎㅎ
감사합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시누대, 신우대 라고도 하던가요?
옛날 저는 여수 오동도에서 한번 본듯 합니다.
숲속에 영양실조 걸린듯 피어있는 그 꽃들
아마도 제주에는 훨씬 많치 싶습니다
감기 빨리 쾌차 하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시마을에 외출하시기를 빕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웃자란 건 족대라고도 부르지요
한때 낚시질하던...
곶자왈 조릿대는 풀 같습니다
그러나 죽지 않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