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신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나무의 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27회 작성일 19-11-18 06:15

본문

 

나무의 신

 

 

나무가 땅에 입을 맞추는 계절이다


두꺼운 바람의 페이지를 성큼성큼 넘기며

찾은 구절을 묵상하는 동안 잠시 잠잠하다

매연에 찌든 거리를 향해 푸른 전도지를 팔랑이며

밤낮없이 나불대던 입이

벌써 한 달 넘게 햇빛을 밀어내고

이슬로 마른 목만 축이며 금식 중이였다


한번 땅에 바친 입술을

다시 줍지 말라

 

번제로 태워질 입술들이 성체처럼

한 조각씩 그늘을 집어 먹으면

뼈가지만 앙상한 나무들이 땅에

끝이 찢어진 두루마리를

길게 펼치고 서서 기도를 하는


겨울은 나무들의 성지다

 

하늘을 나는 새도

머리를 조아리고

수확을 끝낸 구름도

투명한 알곡을 바치고

한 순간이라도 살았던 목숨들은

제 몸을 재물로 바치고 가는

 

나무의 신은 늘 뛰어 노는 아이들의 발밑에 있다

오줌이 철철 흐르는 수캐들의 엘레지 밑에 있다

달리는 차에 깔려 죽은 고양이의 피에 젖어 있다

낮술에 취해 길에 뻗은 노인의 토물에 젖어 있다

 

나무의 신이 받드는

모오든 것이 거룩하여,

 

겨우내 하늘을 향해 빈 가지를 벌리고 서 있는 것은

바친 입술의 말들이 다 흩어진 땅을

하늘에서 걷은 눈보라로 하얗게 덮으려는 것이다.

신의 형상이 베인 눈보라를 토리노 성의처럼

둘둘 말아 둥치 속에 간직하려는 것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86건 1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86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 02-28
85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6 01-25
84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 01-03
83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2 01-02
82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 12-18
81
릴리~, 릴리! 댓글+ 4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9 12-04
80
겨울 비 댓글+ 6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0 12-03
79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 12-01
78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11-21
열람중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8 11-18
76
분수대 댓글+ 4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 11-16
75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 11-14
74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 11-09
73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0-29
72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1 10-21
71
둥근 불온 댓글+ 2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8 10-19
70
황홀한 유기 댓글+ 1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10-10
69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 09-26
68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09-11
67
연(蓮) 댓글+ 1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7 09-07
66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 09-06
65
적색편이 댓글+ 3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 08-19
64
빈 배 댓글+ 2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 08-12
63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3 08-09
62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5 08-08
61
혈의 누( 淚) 댓글+ 5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4 08-07
60
멸치 댓글+ 4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07-30
59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07-28
58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07-20
57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5 07-14
56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 07-13
55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07-09
54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2 07-04
53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2 06-30
52
핥는다 댓글+ 3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 06-26
51
고산증 댓글+ 4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 06-25
50
벌레 먹은, 댓글+ 8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4 06-21
49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0 06-20
48
모래 시계 댓글+ 12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7 06-17
47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06-07
46
등 푸른 당신 댓글+ 4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9 05-20
45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5 05-13
44
풀, 풀 댓글+ 6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4 05-12
43
유채 유감 댓글+ 1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1 05-08
42
갓털의 소묘 댓글+ 7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4 04-19
41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2 04-09
40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3 04-05
39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03-25
38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7 03-21
37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 03-18
36
댓글+ 2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7 03-16
35
쇠수세미 댓글+ 4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1 03-11
34
댓글+ 6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2 03-10
33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0 03-07
32
잔설 댓글+ 1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 02-28
31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5 02-20
30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8 02-11
29
지심도 댓글+ 7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9 02-05
28
풍경 댓글+ 2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 02-01
27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0 01-31
26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1 01-30
25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 01-28
24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7 01-27
23
댓글+ 6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0 01-25
22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 01-21
21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 01-19
20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 01-18
19
한 땀 두 땀 댓글+ 6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6 01-16
18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0 01-15
17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01-1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