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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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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30회 작성일 19-11-18 06:15

본문

 

나무의 신

 

 

나무가 땅에 입을 맞추는 계절이다


두꺼운 바람의 페이지를 성큼성큼 넘기며

찾은 구절을 묵상하는 동안 잠시 잠잠하다

매연에 찌든 거리를 향해 푸른 전도지를 팔랑이며

밤낮없이 나불대던 입이

벌써 한 달 넘게 햇빛을 밀어내고

이슬로 마른 목만 축이며 금식 중이였다


한번 땅에 바친 입술을

다시 줍지 말라

 

번제로 태워질 입술들이 성체처럼

한 조각씩 그늘을 집어 먹으면

뼈가지만 앙상한 나무들이 땅에

끝이 찢어진 두루마리를

길게 펼치고 서서 기도를 하는


겨울은 나무들의 성지다

 

하늘을 나는 새도

머리를 조아리고

수확을 끝낸 구름도

투명한 알곡을 바치고

한 순간이라도 살았던 목숨들은

제 몸을 재물로 바치고 가는

 

나무의 신은 늘 뛰어 노는 아이들의 발밑에 있다

오줌이 철철 흐르는 수캐들의 엘레지 밑에 있다

달리는 차에 깔려 죽은 고양이의 피에 젖어 있다

낮술에 취해 길에 뻗은 노인의 토물에 젖어 있다

 

나무의 신이 받드는

모오든 것이 거룩하여,

 

겨우내 하늘을 향해 빈 가지를 벌리고 서 있는 것은

바친 입술의 말들이 다 흩어진 땅을

하늘에서 걷은 눈보라로 하얗게 덮으려는 것이다.

신의 형상이 베인 눈보라를 토리노 성의처럼

둘둘 말아 둥치 속에 간직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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