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중년들의 이별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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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437회 작성일 19-11-19 20:24본문
어느 중년들의 이별연습
양화대교 물비늘이
피아노 소나타에 울렁거려도
합정역 사거리는 말이 없었다
여름 햇살의 자궁이 낳은 서해바다 파도 너울이
모래톱에 빠진 쇠기러기 날개를 부러뜨리고
겨울 눈꽃이 멍울진 낙조에 바스락거려도
피아니스트의 이별 연습 곡은 그칠 줄을 모르고
약속된 연애는 일 년
사랑의 유효기간은 삼 년
미움의 유예기간은 십 년이라는 데
그래서일까
이별의 전조일까
낮달의 홀소리에 취한 렘수면의 날숨이
합정역 사거리 빌딩 숲의 기울기를
둔각으로 흔들어댄다
중년 남성은 그때 이미 보았나 보다
친구의 주검을 뜯어먹는 붕어 떼의 초음파와
피아니스트의 마지막 이별 소나타를
며칠 후
한강 하류에서 발견된 피아니스트의 시체
그 옆에서 괴물처럼 모로 누운 친구의 주검
양화대교 물비늘에 첫눈이 내리자
합정역 사거리는 가을과의 이별을 준비하고
빈 소주 병을 들고 이별을 바라보며 서 있는
중년 남성의 살갗에 움푹 팬 나이테의 골짜기
그 옆에 오롯이 누운 은행나무 이파리들
그들도 이제는 덩달아
이별을 연습하고 있었다
양화대교 물비늘이
피아노 소나타에 울렁거려도
합정역 사거리는 말이 없었다
여름 햇살의 자궁이 낳은 서해바다 파도 너울이
모래톱에 빠진 쇠기러기 날개를 부러뜨리고
겨울 눈꽃이 멍울진 낙조에 바스락거려도
피아니스트의 이별 연습 곡은 그칠 줄을 모르고
약속된 연애는 일 년
사랑의 유효기간은 삼 년
미움의 유예기간은 십 년이라는 데
그래서일까
이별의 전조일까
낮달의 홀소리에 취한 렘수면의 날숨이
합정역 사거리 빌딩 숲의 기울기를
둔각으로 흔들어댄다
중년 남성은 그때 이미 보았나 보다
친구의 주검을 뜯어먹는 붕어 떼의 초음파와
피아니스트의 마지막 이별 소나타를
며칠 후
한강 하류에서 발견된 피아니스트의 시체
그 옆에서 괴물처럼 모로 누운 친구의 주검
양화대교 물비늘에 첫눈이 내리자
합정역 사거리는 가을과의 이별을 준비하고
빈 소주 병을 들고 이별을 바라보며 서 있는
중년 남성의 살갗에 움푹 팬 나이테의 골짜기
그 옆에 오롯이 누운 은행나무 이파리들
그들도 이제는 덩달아
이별을 연습하고 있었다
댓글목록
브루스안님의 댓글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얼마전 지인의 후배가 양화대교에서 투신했는데
그친구 얼굴이 자꾸 떠올라 썼슴니다
꽃중년의 나이 좋은데로 가시옵소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다섯별님의 댓글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째서 양화대교에서 그런일들이 자주발생하는지
얼마나 힘들었으면 투신했을까 하면서도
다시한번만 뒤돌아 보는 여유 조차 없었을까 하고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브루스안 시인님 꾸벅
브루스안님의 댓글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살이건 타살이건 운명이겠죠
거역할수없고 그누구도 알수없는
감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