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안에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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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321회 작성일 19-11-21 19:42본문
작두펌프만도 못했던 심장을 이식받고 수술실에서 회복실로 옮겨지던 날
무심하게도 절반으로 줄어든 체중을 탓할까 몸안에 있는 수분을 강제로 강탈당하며
임산부도 아닌 내몸에서 갓난아이 하나 잉태되었다
겨울 까칠한 햇살을 대신해 나선 이뇨제가 밉상스럽게도
몸안에 있는 수분을 소변통이 빵빵하도록 마셔버려
대관령 덕장에 널어놓은 황태가 되어버린 꾸덕꾸덕해진 손등위로
숨어있던 혈류가 툭툭 불거지며 서서히 길을 만들기 시작한다
가뭄이들어 민낯을 드러낸 대청호의 어느마을처럼
명자꽃피는 돌담사이로 난 소롯길이 서서히 손가락에서 손목으로 길을내고
또는 담배가게로 향하던 꺾어진 골목길이 손등을 가로질러 팔뚝관절로 길을 튼다
두툼한 껍질속에 숨어있던 검푸른 혈류도 가뭄이 들면서 온몸 구석구석 길을 터 지도를 그려냈다
사타구니에서 종아리로 길을 낸 정맥류이거나 허벅지에 선명하게 들어난 심장을 향하고있는 혈류이거나
찔래나무 줄기처럼 얽히고 설킨 혈류가 만들어낸 지도속에 하필 길눈 어두운 간호원이 들어서며
팔뚝 어딘가에서 길을 잃고 이곳을 꾹 저곳을 꾹 헤집고 다니던 탓에
주사기에 놀란 붉은동백. 팔뚝에 생긴 혈류길을 따라 화들짝 화들짝 피어있다
댓글목록
부엌방님의 댓글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투병중에도
열정은 용암처럼
심장이 끌어 넘치고
바다에 닿았을 것인데
몸에 새로 지도가 새겨지는 건
신작로가 될 것으로 눈부십니다
감사합니다 오성장군 님^^
다 나으시어 더욱 좋은시로
창방을 밝혀 주시겠지요
고생하셨습니다
빨랑 빨랑 나소서
기도합니다
다섯별님의 댓글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부엌방 시인님 허접한 글을 감상까지 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니 힘이납니다 꾸벅
브루스안님의 댓글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눈에덮힌 태백의 대관령 마을 어느 작은 병원의
풍경이 전쟁영화 속 한폭의 수채화로 연상되는
깊은 서정
적어도 내시보다 가능성이 큽니다
감동이네요
다섯별님의 댓글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이고 송구스럽습니다 부르스안 시인님
어찌 고수님께서 허접한글을 그렇게 좋게 평을 해주시다니요
저한테는 항상 시가 못되고 글입니다
글솜씨는 없어도 고수는 알아봅니다 시인님 ㅎㅎ
서울I병원에서 심장이식 수술을 받았습니다
회복실에서 체중을 달아보니 30KG이나 빠져버렸더군요
간호원 왈 내몸에서 아이하나 잉태 되었다고요 ㅋㅋ
이뇨제를 써서 매일 소변통이 꽉 차도록 물기를 빼내버리니
피부가 황태덕장의 황태처럼 꾸덕꾸덕 해지며
핏줄만 툭툭 불거져 나오는 겁니다
황당한것은 간호원이 초보였는지 주사기를 꽂을 핏줄을 못찿고
여기저기 마구 찔러대지 뭡니까 핏줄 여러곳이 붉은 피멍만들고
ㅋㅋㅋ
시인님 글이 너무 난해했었나 봅니다
허접한 글솜씨이니 그러려니 하시옵소서. 꾸우벅
주손님의 댓글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투병의 영상이 투명하게 조명이 됩니다
힘든 과정을 담담히 풀어내신 병원일기
현장감있게 보여 주셨습니다
빠른 회복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시인님!
다섯별님의 댓글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주손시인님 아직솜씨가 미약하여 죄송합니다
그래도좋게읽어주서감사 꾸벅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토록 아끼던 내 몸에 신체 일부를 메스하는 일,
생각만으로 고통과 두려움이 따릅니다
그러나 최선의 방법으로, 어찌보면 엄중한 수술은
서로가 결심 해야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용기있게 그리셨습니다
그래도 시로 승화해 주시는 아름다운 열정에 눈물이 핑 돕니다
남은 시간 늘 건강 하시고 행복한 위업을 꾸리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