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구 탐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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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구 탐색전
벽을 향해 뛰었다 개 조심은 경고가 아니었다
벽 너머가 안심 지역이라는 것은 착각이었다
개에게 물어뜯긴 벽이 으르렁 거렸다
내 입 안에는 더 사나운 개가 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입이 몸보다 빨랐다
입은 벽의 상대가 아니었다
튀어나오려던 입 속 개들이 꼬리를 잘랐다
답 앞에서 연필을 놓아버린 고등학교
기억이 뒷걸음질 치는 내 등을 후려쳤지만
걸음의 방향은 시계 반대 방향이었다
벽이 달려들었다 검은 비닐 종이들이
머리카락처럼 날렸다 오줌발은 다시
날지 못했다 멈칫거림은 저항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신장을 구한다는 광고와
저금리 대출 대부업체 전화번호가
눈이 맞았다는 건 소문이 아니었다
벽은 소문을 키웠다 그 유혹에 수많은
그림자들이 벽을 향해 돌진했다 개 조심은
개가 아니라는 걸 안 때는 이미 소문에
깊숙이 파묻힌 뒤였다 벽에 붙은 그림자들이
전화번호를 눌렀다 개짓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벽이 만든 소문에도 비상구 등은 켜지지 않았다
댓글목록
부엌방님의 댓글

전에 양계장로그인
보다
더 재미나고ㅡ완전, 실감납니다
감사합니다^^
대최국님의 댓글

양계장 로그인을 기억해주시는
부엌방 님 감사합니다.
님의 고운 시 잘 읽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