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가리의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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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가리의 깨달음
겨울비에 잿빛 날개가 흠뻑 젖어
두 섬을 잇는 교각에 왜가리 한 마리 서있다
둥지의 아픔을 남겨두고 왔나보다
넓은 각으로 꺽인 두 다리 사이로 찬바람이 지나고
목 아래 물이 몇 방울 돋는데
발밑에 흐르는 물만 물끄러미 보다가
입선(立禪)에 들었다
움직이지 않아도 어차피 만사는 흐르고
몸을 움직이면 만사가 멈추고
눈을 감지않아도 보이지 않는 시간은 쌓이고
한 두번 왝왝 토하면 끝일 그것은 결국 아픔이다
잠시 고개들어 하늘을 보고
수평선 끝에 있는
시간의 심장을 쪼으려나 소리없이 날개를 편다
댓글목록
브루스안님의 댓글

라스트가 죽여줍니다
감동임다
봄뜰000님의 댓글의 댓글

졸글을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좋은 글 많이 쓰시길.. 봄뜰 합장.
삼생이님의 댓글

좋은 시네요.
이런 좋은 시에 제목이 고민 없는 모습입니다.
또한 4행에서 약간 꺽인 .... 이 표현은 바꾸어야 합니다.
약간? 이 표현을 쓰는 것은 시인이 아닙니다.
좋은 시인데 이런 표현으로 묻혀지는 것은 안되겠지요?
.
봄뜰000님의 댓글의 댓글

수정을 했습니다. 졸글을 읽어주시고 돌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날들 하시길..
삼생이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