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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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14회 작성일 19-12-03 09:21본문
알츠하이머
작년엔 배추밭을 갈아엎었는데
올해는 양파밭을 갈아엎는다.
입에 밴 된장찌개를 끓이기 위해
돌무덤처럼 쌓아올린 양파를 집어 든다.
좀 전까지만 해도
단풍 든 것처럼 불그스레한 껍질이
가격이 폭락한 새
까면 깔수록 쌓이는 잿더미 같다.
껍질을 벗겨낸 하얀 알맹이를 보니
머릿속이 덩달아 하얘져
아무 생각 없이
양파 속살을 떼어 낸다는 게
정신 차려보니
손가락에서 손톱을 떼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뱃속에 집어넣는
양파는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데,
텅 빈 밭을 볼 때마다 등이 자꾸 간지러워
벽에 박힌 못에 긁어대 깊게 고랑을 낸다.
댓글목록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희는 집에서 편안히 싱싱한 양파를 먹는데
농민들의 노고는 보상을 받지 못한채
걱정이 마를새가 없는 것 같습니다
짜임새 있는 생생한 묘사에 허탈함이 짙게 느껴져 오는군요
그래도 모종을 준비하는 앞날에 풍성한 열매가
맺히기를 기원해 봅니다 ^^
김진구님의 댓글의 댓글
김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라라리베님 좋은 댓글을 달아주시니 감사합니다^^
삼생이님의 댓글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양파를 수확하면 빛더미에 앉는다는데 그 증거가 부족하군요.
마지막 연에서 급하게 완성도 있게 하시려는데
그것이 오히려 동시가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80년대 유행하던 투고시의 형태 입니다.
김진구님의 댓글
김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삼생이님의 가르침에 감사드립니다
저도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솔직히 능력 부족입니다.
더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