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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발머리 미녀의 로또복권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58회 작성일 19-12-03 21:59

본문



금발머리 미녀의 로또복권



1.
덕수궁 돌담길에 첫눈이 내리자
금발머리 미녀가 걸어가고
로또복권이 뒤따르고 있었다

정동교회의 캐럴송에
천 개의 가로등이 켜지자
금발머리 미녀는
우습지도 않게 로또에 당첨되었다

정동교회 십자가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금발머리 미녀는 돈다발을 들고
내게로 왔다

미녀의 자궁이냐
돈다발이냐
선택은 순전히 나의 몫이었다

순간
중추신경을 마비시키며
꿈틀거리는 전두엽의 뇌수 속에서
정체불명의 번개처럼
은하계 뒷면을 무단 점거한 채
지구별로 수직 낙하하며
정동길의 뇌혈관을 급습한
초신성의 불빛 한 줌

그날 밤 결국 나는 돈다발을 집어 들고
줄행랑을 쳤다

그 이후로 내 인생의 실타래는
자꾸 꼬여만 갔고

지금은 완전 빈털터리가 되고 말았다



2
정동길에도 그날처럼
첫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삭풍 소리 나뒹구는
노란 은행나무 이파리 숲 언저리
오롯이 서 있는 편의점의 문을 열어 보니
금발머리 그녀가 컵라면을 먹고 있었다

그 옆에서는 백발머리
로또복권 한 뭉치가
혓바닥을 날름거리며
마른침을 삼키고 있었다



3.
며칠 후
눈 내리는 덕수궁 뒤 골목길

하늘바다를 유영하던
조각배 한 척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금발 머리 미녀의 시퍼런 핏물과 함께

 



댓글목록

브루스안님의 댓글

profile_image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6년의 자금부장 생활을 깨고 지금은 노가다지만
본업인 시동인들과 술한잔 하게 됐네요
그때는 정말 잘나가는 노벨상 후보  시집도 한권 내고 좋았는데
돈벌라니까 지금은 시쓸 시간도 정말  없네요
오시면  돈은 없고 개털이지만 홍삼막걸리 한 두잔은 딸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댓글의 황태자 부엌방님이 안온다니 아쉽네요

브루스안님의 댓글

profile_image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6년전 시집냈다가 대실패후 완전 접었다가
몇달전부터 조금씩하는데 시는 쉽고 재밌어야 (베르샤의 장미님 시같은 종류)그나마조금사봅니다  피같은 이백 지금시세로는 이천

송년회때 오시죠
감삽니다

라라리베님의 댓글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도 좋지만 뛰어난 상상력으로
단편 소설을 한번 써보시죠
아주 흥미롭게 잘 쓰실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브루스안님의 댓글

profile_image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장 흥미있고 감동적인 시놉시스를 골라서
잠시 노가다를 접고 장편에 도전할 예정입니다
라라님의 멋진 시도 몇개 각색해서 연출하고

꿈이 너무컸나요 주제넘게

관심주셔서 감삽니다
시의 여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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