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계(廢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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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봄뜰0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28회 작성일 19-12-05 13:35본문
폐계(廢鷄)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는
한 발 늦고 한 발 빠름에 따라
생사를 보는 이와 보여주는 이로 엇갈린다
욕하지마라
눈물을 흘리며 나도 수많은 벌레를 삼켰다
귀한 목숨을 누가 쓸데없이 탐내랴
산자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은
생존의 몸부림이 아니고
마지막까지 몽땅 기부하는데 있으리라
네 달째 무란(無卵)
온몸에 피를 돌려 낳았던 알들
이제는 낡고 비인 성냥곽처럼
찬 목숨을 지탱하는 것 그 이상 없다
며칠이면 연말이다
인삼과 약초들과 함께 찜통으로 들어가
한 발 먼저 가리라
아침마다 없어지는 둥근 알을 낳으며
수없이 많은 계절을 넘겨봐서 이제는 안다
미움과 그리움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
끝끝내 견뎌내야 한다는 것을
질긴 나를 삼키는 이가 알게하리라
댓글목록
삼생이님의 댓글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3연
며칠이면 연말이다. 이 구절은 빼시기 바랍니다.
정말 훌륭한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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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뜰000님의 댓글
봄뜰0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졸시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좋은 날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