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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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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20회 작성일 19-12-09 18:51

본문

무언가 물어볼 사람이 없다는 건 이 넓은 세상에 태어나 부모가 없다는 것과 진배없을 것이다 때로 허공을 휘적거리는 너는 기댈곳이 필요하겠지 손짚을 곳이라도 생기면 너는 그 나무에 붙어 있는 것 없는 것 다 빨아먹고 무럭무럭 자라 기대어온 나무를 말라 죽이겠지 그나마 태양을 향해 자라나는 기둥하나 허공에 손을 뻗어간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무언가를 향해 그리고 밤이 오면 그리고 나를 바라보는 시간 멈춰서 하루 반나절을 기댈 곳 없이 걸쳐놓은 모양새로 외롭다 새라도 날아와 앉아서 졸기라도 한다면 슬픔은 덜 외로운 것이라서 그리고 아침이 오면 오 영광이여 겨울새 떨구었던 잎새들 하나씩 자라나 홀로 서있는 모습을 감추겠지 잎들은 말없이 바람에 외로움이라 이름 부르겠지만 햇볕아래 푸른빛으로 외롭지 않는 것 비가오는 날이면 그리고 밤이 되면 나는 나무를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외롭다고 발음하고 나면 나는 외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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