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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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코스모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2회 작성일 19-12-12 09:51본문
나비 법정
양현주
저 눈빛이 그냥 핀 꽃이라니
말랑한 디올 립스틱이 키워놓은 오해
나비가 반으로 접어놓은 바람도 가만히 낡아간다
꽃은 지면서 함박웃음 피었으나
나비는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다
나비, 잔나비의 목소리에 햇살 한 줌 들었으니
그것이 나의 감옥
번식을 준비하는 꽃술의 그늘,
꽃잎에 앉은 나비를 본 최초의 정원이
증언하고
매혹당한 죄밖에 없다고 진술하는 나비
꽃에 꽂혀서 물의 집에 오래 마음을 담그면
생각이 발효되고 날갯짓이 발화(發花) 한다
어제가 뚝, 떨어졌다
* 2019년 현대시문학 겨울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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