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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의 전설, 그리고 그 이후 어설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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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7회 작성일 19-12-15 09:57

본문

탐라의 전설, 그리고 그 이후 어설픈 이야기 / 백록


 

1. 전설

 


여기는 애초 설문대할망의 텃밭이었다

오름으로 이랑을 일구고

벵듸로 고랑을 고르고

곶자왈 트멍 트멍 자갈을 주어

사방 바당으로 휙휙 내던졌다


일출 같은 동녘의 우도로

일몰 같은 서녘의 차귀도로

남녘의 가파도 마라도 범섬 문섬 새섬 섶섬 지귀도로

꿈속처럼 너무 깊은 이어도로

북녘의 육지를 향해 멀리 다도해로

가까이 관탈섬으로 비양도로

그 사이 추자도로

 

이 섬 곳곳에서 꿈틀거리던 중생들은

한낱 벌레 같은 족속이었으나

그날의 설문대할망을 닮고 싶어

만물의 영장으로 진화하고 싶어

호시탐탐 숨 고르고 있다는

신비로운 이야기다

믿거나 말거나

 

 

2. 그 이후

 

 

내가 사는 외도外都에서 바라보는 도시의 풍경은 확실히 객관적이다

구도심은 이제 안중에도 없다

이른바 신제주라는 그 중심에 괴물이 산다

바다 건너 육지를 향한 공항 근처로

드림타워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내내 불안을 키우고 있다

그 덩치에 걸맞게

 

'진땅에 운동화 마른땅에 장화'

 

얼렁뚱땅 쏼라쏼라

흑묘 백묘를 가리지 않는

무식한 인해의 물결

떼놈들처럼

 

부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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