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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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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飛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6회 작성일 19-12-2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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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시절
- 비수

 
허기가 시시때때 목구멍을 들락거리던 그때 그 시절
동네방네 우리는 너 나 할 것 없이 예배당엘 찾아갔지요
늘그막의 주책이 고백컨데 그날 자칭 아담이라는 아이는
이브와 만날 핑계를 여린 심장으로 꼬옥 감추고 갔답니다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주기도문이라는 걸 어렴풋이 외우자마자
사탕이 나오고 공책이 나오고 연필이 나왔지요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찬송가를 따라 부르다 보니
맨 앞에 이브의 단발머리가 곱게 비쳤답니다
그날따라 꼬르륵거리던 허기는
몰래 삼킨 군침과 함께 꿀꺽 사라져버리더군요
 
동공으로 좔좔 윤기 흐르던 그날의 기억은 지금쯤 어디서 무얼 하는지
아마도 지금쯤이면 그 머리로도 희끗한 눈꽃들 피지는 않았는지
오늘은 괜한 궁금증이 그때 그 시절의 허기 대신
목젖을 만지작거리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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