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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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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봄뜰0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52회 작성일 19-12-26 10:25

본문

겨울바다

 

허공을 헤매거나 땅위서 헤매거나

물속을 헤매며 사는 동안

무엇인들 아픔이야 없겠는가

닿는 항구마다 웃음과 울음이 흘러들어

먼 바위섬에서 부딪쳐 갯바람에 흩날리면

겨울바다는 안개로 뒤덮혀

시린 눈을 감아 검은 가슴을 흔든다

안개가 걷히면

포구의 뒷골목 바람에 휩쓸린 이야기가 그리워

왔던 길로 되돌아 이른 저녁

뻘밭에 서있는 갈대들의 발등에 앉아

한참 뭍을 넘나 보며 서성거리다

하늘 저편 조각달이 물에 얼굴을 씻고

거울을 보며 화장을 시작하면

시간의 무게를 견디지못해 하품하는 노을을

수런수런 속삭임으로 유혹해 품에 안고

부드러운 밤을 찾아 조금씩 먼바다로 멀어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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