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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은 제주의 언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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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창문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57회 작성일 19-12-29 14:26

본문

첫 만남은 제주의 언덕에서/창문바람

너도 똑같았다

그저 타인이었고

그래 조금 예쁜 타인이었다

너와 만난 적은 없었다

그저 눈이 마주친 적이 있을 뿐

얼굴을 마주한 적이 있을 뿐

어른이 되기 위한 예행연습

이력서라는 종이 위로 적힌 글씨에는

단 하나의 진심도 없었다

그러다 어쩌다 또 눈이 마주쳤다

온통 거짓부렁인 흑연 사이로

해바라기 한 송이가 피었다, 너였다

따스함으로 덮인 제주의 언덕

너는 꽃잎처럼 내 옆에 사뿐히 앉았고

그런 너의 꽃 같은 향기에 벌처럼 파고들었다

타인 그리고 타인 또 타인들 속에서

너는 꽃처럼 예뻤고 향기로웠으며

위안을 주었다

부정하지 않겠다, 부정할 자신도 없지만

너를 좋아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너를 마음에 들임으로써 너를 처음 만났다

너의 첫인상은

네가 만든 꽃반지보다 더 수려했고

바다에 반사되는 햇빛보다 더 찬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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