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山寺)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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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27회 작성일 19-12-30 10:05본문
산사(山寺)의 밤
지난밤 꿈을 꾸었다
여 스님은 산사의 뜰을 건너
우리가 머무는 암자에 들어섰다
두 무릎 가지런히 방석 위에
정성껏 초 한 자루 꺼내 심지에 불을
촛농이 한두 방울 꽃처럼 번지는 순간
처마 끝에 풍경소리 극락의 세계로
인도하듯 저 멀리 울려 퍼지는데
벽에 걸린 해묵은 동양화는 세모도 착각
긴 난초 꽃술을 불빛 아래 흔들고 있다
하얀 눈이 선녀처럼 가볍게 홰를
챙 이를 까불듯 엎었다, 뒤집었다가,
제설기처럼 폭풍설로 잠시 치솟다가
빈 나뭇가지 끝에 세상 오감을 잠시 즐기듯
온몸이 사르르 녹는지, 마비인지
답답한 가슴에 독경 소리 눈 녹듯이
메마른 세상은 피아(彼我)에 선경으로
하얀 눈 속에 학처럼 잠시 날아오른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사라지는 뒷모습!
수행에 계율은 엄격한 품행과 세련된 덕목
깨우침은 또 하나의 자아를 버리는 성찰에 길,
그래서 개인의 감정에 힘을 집중하지 말라고,
잠시 설렘 뒤에 오는 허탈감
지난 세월 염원하던 바리데기 근성은
떠도는 구름처럼 허공을 맴돌 뿐,
내린 눈은 애써 발자국마저 쓸어버리는,
하얗게 펼쳐진 세상은 대신 백설 공주의 미소가.
댓글목록
힐링님의 댓글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산사의 보낸 하룻밤의 풍경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묵은 것을 사르는 시간과 참회와 정진을 바라보는 순간
부처의 자비가 흰눈처럼 내리는 것을 봅니다.
모든 일체 것을 접고 산사에서 묵는 시간을 가져 보는
이 연말의 시간이 한없이 소중하고 보석의 생을 건져 올리는 것을
공감합니다.
단 하루만 남아 있어 아쉬움이 더해 갑니다.
일심을 다해 달려오는 시인님의 눈부심에
두 손을 모아 기도 하고 싶습니다.
도무지 시인님!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래전 경험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졸글에 부끄러움 뿐 입니다
<시>라고 내용이 늘지 않는 모양새 입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심을 마음으로 기원 합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