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바닥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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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의 시/창문바람
쓰레기 더미로 덮인 밑바닥에서
너와 내가 만나는 것을 상상해봤지만
어떻게 상상하든 성립되지 않았다
너와 만나는 것을 상상해봤다
끼니는 기껏해야 김밥집
그마저도 안된다면 편의점
커피조차 가장 싼 아메리카노도 사치다
캔커피 아니 역시 자판기 커피겠지
잔뜩 빼입은 너의 모습 그리고 나의 구멍 난 구두
거리를 거니는 것도 한두 번
풀꽃들의 아름다움은 중요하지 않다
자가용을 바라보는 네게 아무 말도 걸 수 없겠지
버리지 못한 도시락 용기의 악취
더 이상 상상하려야 상상할 수도 없네
지금껏 했던 상상은 한마디로 오만
너에게 해줄 수 있는 건
너를 써 내려가는 것 밖에 없다
그마저도 너를 다 담지 못하지만
잊자, 잊는 거야
너도 나도 모든 것도
네가 저 공장 굴뚝의 연기처럼 흩날려간다.
댓글목록
싣딤나무님의 댓글

저기..그 여성분을 아주 무시하는 시인 것은 아시죳
설마 그분이 그렇게 저속하시겠어요? ㅎㅎㅎㅎ
창문바람님의 댓글의 댓글

정확하게 짚으셨습니다.
이 시는 제가 한끼도 겨우 떼우던 때 쓴 시입니다.
그 당시 저는 열등감으로 범벅이 됐었고 알게 모르게 그녀에게 마저 열등감을 느꼈었습니다.
한마디로 이 시는 열등감으로 쓴 시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