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위기의 맹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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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의 맹수들
당신에게선 사람 냄새가 나
포기김치를 맨 손으로 쫙쫙 찢는 그녀,
술집에서 우연히 만나 술값을 계산하고 가는 그,
약한 짐승은 냄새를 지운다는데
감히 사람의 냄새를 풍기는 사람들,
고양이는 똥을 모래에 파묻고
삵은 똥을 길 위에 눈다는데
사람 냄새를 가리기 위해 향수를 뿌리고
사람 냄새를 지우기 위해 목욕을 하고
방귀와 트림을 참는데
냄새를 숨길 수 없어 멸종 되어가는 사람들,
치매 걸린 시어머니 수발을 하는
저도 무릎 연골이 닳아 절뚝이는 주방 이모,
이혼한 자식들이 버리고 간 손주를 키우느라
빗물에 퉁퉁 불은 박스를 줍는 노 부부,
파스 냄새, 노인 냄새, 몸에 베인 음식 냄새
겁도 없이 사람 냄새를 풍기고 다니는
이제는 사파리에서도 사라져가는 맹수들
바람만 불어도 핏대가 서는 짐승들이
오금을 접고 피해 다니는,
냄새, 사람 냄새가 나는 사람들,
댓글목록
grail217님의 댓글

오 심오합니다..
대단히 웅장합니다..
고맙다는 인사와 추천을..^^*..
싣딤나무님의 댓글

인사와 추천 다 고맙습니다.
이 곳 심사위원들 취향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여리여리한 예쁜 문구들을 한 없이 늘어 놓는 것을
선호 하시는 것 같습니다.
ㅎㅎㅎㅎ우수 창작시란이 우수 창작시란인 것 같습니다.
전 우수 같은 것 질색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