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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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15회 작성일 20-01-03 09:27본문
뱀
자다가도 너를 보면
일단 세상 밖으로
굴러 떨어지는 게 꿈
눈빛 부딪히면
튕겨나가는 사금파리
검은 눈동자 찌르고
진저리 치는 사이에
덫에 걸린 미망
찢긴 날개 퍼덕일 때
서늘한 묵음으로 다가와
독아의 꽃술 살며시 내미는
너는 낯설지만은 않은 그 누구
일상의 각진 계단도
곧추선 뼈 달래어
내려가는 듯 기어오르고
인간의 탈을 쓴 늑대와
늑대 같은 인간들이
으르렁거리는 진흙탕에
자신을 낡은 혁대처럼 풀어
툭 내던지기도 하고
야비한 손가락질
갈라진 혓바닥으로 감아
날름 삼켜버리기도 하는
어쩌면 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문득 해보게 되는 너는
나를 뱀으로 생각해본 적이
정녕 한 번도 없는 것이냐
댓글목록
grail217님의 댓글
grail217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 잘 읽히는 시입니다..
고맙습니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