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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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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창문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24회 작성일 20-01-06 18:59

본문

트라우마/창문바람

맑은 하늘, 햇살 그리고 가을꽃

꽃과 얼굴을 마주하던 네 모습

너는 트라우마다

밤 구름, 우산 그리고 가을비

비를 맞으며 뛰어가는 네 모습

너는 역시 트라우마다

맨날 같은 옷만 입냐는 말은 트라우마다

전 재산으로 옷만 샀다

입는 시간보다 널브러진 시간이 많았지만 편했다

떨어진 신발이나 신냐는 말은 트라우마다

전 재산으로 신발만 샀다

신는 시간보다 먼지 쌓이는 시간이 많았지만 편했다

네가 없는 것은 트라우마다

이유 없는 웃음을 짓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트라우마다

그래서 무슨 일을 하든 어디에 가든 너를 흉내 냈다

너라는 탈을 쓴 내 모습은 밉보이지 않았다

듣지 못했던 칭찬과 누군가가 나를 인정한다는 것

내가 웃으니 모두가 웃는 것은 정답인 줄 알았다

오답이었다

집에 돌아오면 조용했고

바깥이 시끄러웠던 만큼 쓸쓸했다

전혀 편하지 않았다

가슴에 뚫린 너라는 트라우마는

너를 흉내 낸다고 채울 수 없었다

사랑이니 동경이니 떠들어댔지만

결국 너는 트라우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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