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시를 쓸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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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시를 쓸 수 없게 되었다/창문바람
시를 그만 쓴다는 것은 너를 그만 쓴다는 것
너를 그만 쓴다는 것은 나를 그만둔다는 것
이제 시 같은 건 질색이다
햇빛 좀 쐬라고 해서 마주한 햇빛은
눈이 멀 정도로 눈부셨고
몸이 탈 정도로 뜨거웠다
긍정적인 생각만 하라고 해서 해본 생각은
쥐어짜내는 것조차 버거웠고
망상, 그래 딱 그 정도였다
배우려고 본 좋은 시에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었고
열등한 내 모습이 창에 보였다
누군가의 행복 가득한 얼굴
동경했던 네 얼굴
내가 가지지 못한 얼굴
시에 남기고자 한 것은 순수한 사랑
그마저도 안된다면 순수한 동경
그리고 너에게 마저 열등감으로 시를 쓰는 더러운 내 모습
그래서 더 이상 시를 쓸 수 없게 되었다
더 이상 열등감을 이유 삼아
너를 더럽히고 싶지 않기 때문에
시가 인정을 받는 것 따위 상관없었다
시를 몇 명이나 봐주는 것 또한 상관없었다
그저 또 그저 순수하게 너를 담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이제 그것조차도 할 수가 없다.
댓글목록
시월님의 댓글

시를 쓰시는 방식을 바꾸어 봄은 어떨까요?
rene001님의 댓글의 댓글

마치, 자신이 시의 대가 大家인듯 말하네요 (웃음)
- 저 말고도 사방에 웃는 소리가,, (진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