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 베드로는 청색 벨을 세 번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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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319회 작성일 20-01-13 19:08본문
시몬 베드로는 청색 벨을 세 번 울렸다
와인잔에 담긴 명동성당의 종소리가
남산타워의 늑골을 으깨는 밤이었다
베들레헴에서 날아온 가시면류관의 핏물은
아이를 낳았고
아이가 커서 바람 부는 어느 가을날
아이는 사랑을 낳았고
사랑은 긍휼을 낳았다
십자가에 묶인 초록의 몸짓이
피의 채찍질에 울부짖던 그날
베드로의 심장은 기어이 첫 번째 청색 벨을 울렸다
비록 신을 기만했지만
덕분에 끝까지 살아남은 그 벨은
지구별 암석 위에
셀 수 없는
형언할 수 없는
거룩한 이름의 광대한 교회를 세웠다
베드로의 두 번째 벨은 인천 앞 바다에서 울렸다
맥아더 장군은 그 벨을 부둥켜안고
개마고원을 횡단 압록강을 집어삼켰다
하지만
이념과의 전쟁은
염기서열을 마름질하고
평화를 난도질하고
정의를 무두질하고,
머지않아 시몬 베드로는 세 번째 벨을 울리고
마침내 무지개마을로 사라질 것이다
겨울 눈꽃 밭에서
올망졸망 짝짓기에 몰두하는
멧비둘기 떼의 오르가슴처럼
이성을 단절하고
애증을 저버리고
상념을 짓밟은 채
어둠과 결혼한 짙푸른 원죄의 욕망처럼
칠십 년 후
서기 2099년 어느 겨울날
그의 예언대로 적중한 휴거 빙하기의 지구별,
언제부턴가 문득
얼음꽃을 타고 오롯이 내려와
커피 끊일 물을 준비하는
일곱 나팔 소리의 서슬 퍼런 눈빛 속
암흑성운에 고이 잠든 루시퍼의 변주곡처럼
남산타워의 늑골을 으깨는 밤이었다
베들레헴에서 날아온 가시면류관의 핏물은
아이를 낳았고
아이가 커서 바람 부는 어느 가을날
아이는 사랑을 낳았고
사랑은 긍휼을 낳았다
십자가에 묶인 초록의 몸짓이
피의 채찍질에 울부짖던 그날
베드로의 심장은 기어이 첫 번째 청색 벨을 울렸다
비록 신을 기만했지만
덕분에 끝까지 살아남은 그 벨은
지구별 암석 위에
셀 수 없는
형언할 수 없는
거룩한 이름의 광대한 교회를 세웠다
베드로의 두 번째 벨은 인천 앞 바다에서 울렸다
맥아더 장군은 그 벨을 부둥켜안고
개마고원을 횡단 압록강을 집어삼켰다
하지만
이념과의 전쟁은
염기서열을 마름질하고
평화를 난도질하고
정의를 무두질하고,
머지않아 시몬 베드로는 세 번째 벨을 울리고
마침내 무지개마을로 사라질 것이다
겨울 눈꽃 밭에서
올망졸망 짝짓기에 몰두하는
멧비둘기 떼의 오르가슴처럼
이성을 단절하고
애증을 저버리고
상념을 짓밟은 채
어둠과 결혼한 짙푸른 원죄의 욕망처럼
칠십 년 후
서기 2099년 어느 겨울날
그의 예언대로 적중한 휴거 빙하기의 지구별,
언제부턴가 문득
얼음꽃을 타고 오롯이 내려와
커피 끊일 물을 준비하는
일곱 나팔 소리의 서슬 퍼런 눈빛 속
암흑성운에 고이 잠든 루시퍼의 변주곡처럼
댓글목록
브루스안님의 댓글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긍휼은 섹스보다 맛있다
한국의 모 노벨수상자는 그렇게 말했다
미소님의 댓글
미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광대한 교회
전쟁
휴거
이제 남은 건 2099년 휴거네요
즐감했습니다
휴거 때 꼭 하늘에 오르시기 바랍니다, 브루스안 시인님!^^
브루스안님의 댓글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은 죄가 많아서 천국은?
글쎄요
미소님의 고운 마음씨가
중보기도 한다면 혹시나
모를까
교회거부하는 사람도 많은데
즐기셨다니 감삽ㄴ다
미소가 아름다운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