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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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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봄뜰0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8회 작성일 20-01-19 08:48

본문

바람의

 

늙은 나무들이 한쪽으로 바람을 피해 누워있다

키작은 소나무 하나

날카로운 바늘을 세워 거꾸러 방향을 잡고 서있다

반항이구나

바람은 스칠 때마다 낮은 신음소리를 낸다


항구의 뒷골목

차갑게 반짝이는 네온불과 어지러운 간판을 지나

잃어버린 미스 김을 아쉬워하는 한 사내의 발걸음처럼

비어버린 하늘을 비틀비틀 지나와

무딘 시간의 무게로 날려

갯바위에 지워지지않을 하얀 그리움을 새기고

 

어느 위대한 봄날

겨우내 지쳐 말라버린 언어의 언저리에서

부스스 먼지를 털고 일어나 이리저리 불을 지르며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길을 향해

새로이 꽃으로 꽃으로 아픈 시를 쓰고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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