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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숲의 默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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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krm33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94회 작성일 20-01-19 15:38

본문

겨울 숲의 默想


나무들이 일제히 머리를 숙여 키를 낮춘다


새들이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

얼기설기 엮은 초라한 지붕

지친 날개로 힘겹게 훼치는 소리

나무들이 머리를 낮추어 둥지 입구를 열어주는

이 장엄한 의식은

새들이 굶주리는 겨울내내 이뤄지고 있다


겨울은 왜

뜨거운 심장을 대지에 감추는가


편견 때문에

사람들이 더 일찍,

더 견고히 대문에 빗장을 지를 때


석양으로 하여

마지막 남은 온기마저 숲으로 보내

새들의 둥지를 데우게 하면서...


대지의 혈관을 타고 오는 온기로

숲에는 따뜻한 기류가 흐르고

엉성한 지붕으로도 새들은

겨울의 날개 밑에서 잠이 든다


겨울이 얼음속에 숨어

욕망으로 갈라진 날개쭉지를

서로 핥아주는 법을 가르치려 한다는 걸...


둥글고 고요하게 겨울에 동화되는

숲의 입구에서 나 또한,

옷깃을 여미고 겸허히 이마를 숙이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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