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 나간 밥그릇 > 창작시의 향기

쪽 나간 밥그릇


떠오르는  태양을  붙잡고
한 나절 버티면
솜방망이 하루가 지나간다

이젠  내 먹고살만하니까
입 떨어진 사기 밥그릇  진정 내게서
떠나기를 원한다

나의 처절했던 사투를 너의 빈 속에
담아줬잖아

나의 인내와 가족 사랑을 지켜봤잖아

잡곡밥과 소고기 떠다니는 사랑의 뭇국

아직도 서툰  내 손길에
네 이빨까지 빠지도록
사역시킨 날 용서해 다오

널 유품으로 지옥까지 데려 갈려했는데

그래 인생은 네 모습의 밥그릇 일 거야
텅 비었다 채워지고 또다시 저녁을 기다리고
감사의 기도 속 씻기고

깨지고 분류통에  버려지고 잠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