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봄날 > 창작시의 향기

2월의 봄날


담장 밑 해님이 선사한
2월의 미열 속
파랗게 질린 쪽파
추위 아닌 내 손에 들린
단도를 보고 떨고 있어요

찬바람 봄바람 맞고
담장 밖으로 쫓겨나는 색다른 겨울날에
민들레 꽃 노랑 한복 입고
내게 세배를 드립니다

세뱃돈 동전 지구를 때리는 진동에
깨어난 동장군의 분노,

일찍 시작된
겨울과 봄의 전쟁에 혼란에 빠진
시인들의 시낭송 소리는 커져만 가고,

민들레 홀씨는 날아갈 곳 없는
숨 막힌 담장 속
봄의 주파수를 맞추다 지쳐 떨어져 버린
시인의 시상이 불쌍 해

봄날 아닌 봄날
아직 누런 양탄자 깔린 시상대에서
뿌리 잘린 쪽파와 함께
쪽 팔린 체로 봄의 포즈를 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