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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갈이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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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목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66회 작성일 20-02-04 15:20

본문

칼갈이老人

 

 

시퍼런 해자(垓子)다 성곽에 숫돌하나 걸렸다

비스듬히 달을 지고, 목소리를 간 노인이

단지 안 샛길로 접어든다. ~알 가~아려!

저 세상에서나 들릴법한 크렁크렁한 목소리로

고요를 갈라보지만 굳게 닫힌 성문은

열릴 기색 없다 그가 던진 무딘 비수는

팍팍한 하늘을 맴돌다 z d r d f

z d r d f 파편 되어 떨어진다

부러진 소리들이 사방으로 흩어진다

무뎌진 한 생이 해자를 건너려 안간힘이다

천형 같은 숫돌을 달고 산산이 부서진

그의 비수를 되받으며 휘청휘청

쏟아지는 햇살 속으로 멀어져간다

이음줄을 끊긴 달이 비수가 되어 내리꽂힌다.

~알 가~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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