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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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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8회 작성일 20-02-13 13:38

본문

사이버 손님

 

정호순


 

나는 은하수를 떠다니는 배

하늘에서 고기를 낚는다

정해놓은 항구가 없으니 일정표가 없다

포구나 갯가 어디라도 정박하여 손님을 맞는다

 

투박하고 꾸밈 없어 촌뜨기 같지만

씹으면 입 안 가득 향기가 나는

싱거운 듯 보이지만

건더기보다 꽃국물이 진국인 손님

 

너비아니처럼 고추선처럼 한 잎 베어 물면

간간하면서도 자작자작한 손님

때론 화려하고 칠칠하고 건건하고

때로는 훤칠하고 수다스럽고 요란한 손님

 

허출하거나 구쁠 때

멱차도록 주접스럽고 식상할 때

생기 나는 낯선  음식을 제공해주는 손님을 맞으려고

일엽편주 망망대해 공복의 배를 띄운다

 

하루에도 수없이 승선하고 하선하는 승객들

오늘 하루 어떤 귀빈이 승선하여 사숙의 스승이 될까

풍랑의 거쎈 파도 설레임 설래임으로

지국총지국총 노를 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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