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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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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67회 작성일 20-02-20 10:43

본문

시장의 여인

 

시장 여인은 코로나 탓에 마스크를 쓰고

눈만 찔끔 드러내놓은 채

인도의 가장자리에 눌러앉아

물 담긴 다라를 가랑이 앞에 놓고서

생조기의 비늘을 칼로 다듬고 있다

나무상자에 일렬로 담겨있던 조기는

여인의 손질이 끝나면 바구니의 얕은 물속으로

스르르 잠수(潛水)한다

그 여인이 벗겨낸 조기의 비늘들은 한 곳에 쌓이며

내리쬐는 봄볕에 희열(喜悅)이 반짝인다

여인의 바쁜 손이 상자에 줄선 조기들을 갈아 치며

그 희열을 일상처럼 주무르고 있다

그 때 많은 사람들의 눈길이 그녀를 돌아보며 지나가고 있었다

나도 마스크 속에 가려진 얼굴로,

리듬을 타듯 매끄러운 여인의 손질 솜씨를 엿보며

그녀의 삶도 분명 여러 가닥의 희열의 비늘이 감싸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며 그녀 앞에 나타나 그녀가 내 놓은 어물의 가치에

즐거운 값을 흥정하는 사람이 더 많기를 기대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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