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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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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37회 작성일 20-02-25 13:33

본문

사이비似而非 / 백록 




나는 재림예수다

나는 미륵불이다

나는 신이다

나는 왕이다


젠장, 염치의 근본을 모르는 얌체의 염병들

여기저기 비루먹은 바이러스들

곰팡이로 미세먼지로 뒤섞여버린

변종 코로나의 숙주들

그 사이사이 좀비들


가짜와 아닌 것을 탯줄 같은 토씨로 이어 우왕좌왕하던 정치는

어쩌다 무당 같은 종교로 진화해버리고

어느덧 맛이 가버린 종교는

끝내 정치로 퇴화해버린

썩을놈의 변이들


우주 속 이 땅이 천국인 줄 모르고 지옥인 양 마구 떠들어대는

야단野壇의 악다구니들

소풍 같은 이승을 속히 떠나고 싶은

법석法席의 망령들

삶의 귀천貴賤을 망각해버리고

죽음을 부추기며 환장해버린

어리석은 족속들


툭하면 정신머리로 할렐루야를 외치거나 사바하를 부르짖으며

밥상머리로 아멘이든 아미타불이든 어물쩍 읊조리며

수상한 신음을 내는 이들은 한마디로

죽도록 아니 죽어서도 흘레를 밝히려는

할레의 망령들이겠지


불현듯, 온갖 잡귀와 병마와 도적을 막아준다던 울타리며

그 빗자루의 여운이 씁쓸하게 엇비치는 요즘

아프다. 몹시 아프다

쓰윽 쓰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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