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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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46회 작성일 20-03-04 11:14본문
- 불휘 기픈 남근 바라매 아니 뮐새
곶 됴코 여름 하나니...
천년의 천국을 꿈꾸던 옛 노랫말처럼
왕이 곧 용이라면
기꺼이 승천을 해야 비로소 용의 반열에 오를 텐데
왕도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어야
어느 시인의 별처럼 겨우 오를까 말까 하거늘
결국, 하늘로 오르지 못하면
여생을 구렁이로 살다 묻히겠지
피면 지는 것이 꽃이거늘
인간들은 꽃이 지고 나면 그 기억을 품고
너도 나도 지난날이 아름다웠노라 노래하지
익으면 반드시 썩는 것이 열매거늘
인간들은 열매가 시들기 시작하면
어제의 싱그러움을 떠올리며
허기를 달래지
꽃이라고 죄다 꽃이고 열매라고 모두 열매일까만
자칭 중원이라 떠들어대던 저 대륙에서 뿌리내린 수상한 낌새가
꽃인 양 피우기 시작하던 존재들이
백두대간을 파고들며 열매인 양 수두룩 열리더니
마침내 천연의 이 섬으로 번지는구나
왁왁한 기슭 구석구석까지
소리 없이 악악거리며
피우기도 무섭게 지는 봄날의 유채꽃 같은 생각과
알록달록한 코스모스의 가을 같은 회한이
뒤범벅으로 비치는 너의 정체는
도대체 뭣이더냐
혹, 죽었어도 여태 삭히지 못한
보들레르의 원혼이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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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들레르의 시집명 차용
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대륙적 시안에 감성적 시풍을 버무리니 독자의 눈을 사로 잡네요
보들레르의 원혼이라면 시인님의 시를 보고 곧 멈추리라 바램합니다
창방을 지켜 주시는 시인님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대륙이든 반도든 섬이든 온통 난리통입니다
사회적 고립의 각자도생
참으로 난감한 세상입니다
요즘은 시마을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곳도 조금은 안좋은 소식이 들리던데
바람과 돌과 푸른 바다와
천연의 섬에 자리잡은 유채꽃 피는 언덕이
그늘을 걷고 활짝 만발하기만을 바랍니다
좋은 시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랜만입니다. 리베님!
여기는 섬이라 아무래도 더 위험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한동안 고독을 즐기는 것도 한 방법이겟다 싶네요
시인들은 견디는 방법을 이미 터득했을 겁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