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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시인이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550회 작성일 20-03-07 11:16

본문

비는 시인이다 / 백록




꾸물꾸물하던 생각이 마땅한 날을 골라
허공의 원고지로 초고를 쓴다
농부가 씨를 뿌리듯

대지로 시인의 육식六識이 축축하게 혹은 흥건하게 스며든다
감정이 넘치거나 퇴고로 버리고 싶은 것들
강으로 바다로 흘려버린다
그날, 그 날의 기분에 따라
소나기로 한 줄 시를 갈기기도 하고
온종일 장황한 시를 쓰기도 한다
사연마다 연을 가르며

훗날, 싹이 틔고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린다는 건
애시당초 당신이 의도한 바
오랜 근심으로 뿌리내린
시인의 사유思惟다

지난날 얼음장 같았던 구름 속
그 암울한 동안거에서
벼르고 벼른

댓글목록

라라리베님의 댓글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천생 시인이신 백록 시인님
비가 올때나 눈이 올때나 바람 불때나ㅎ
깊은 바다를 끌어올려 시로 빚으시는
심상에 창방이 환합니다
언제나 감사히 잘 읽고 있습니다
한아름 뿌리는 씨앗 열매가 가득 맺히길 바랍니다
늘 건강하세요^^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창방도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작금의 각박해진 세상을 반영하는 듯
다시 예전처럼 환해지길 기대합니다만
왠지 씁쓸하더군요

리베님은 늘 랄랄이시지만
ㅎㅎ
감사합니다

힐링님의 댓글

profile_image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언제나 깊은 내공으로 빚어내고 계시는 시들은 
한라의 기운이 스며들어
모두들을 감동으로 적셔주시니 감사 드립니다.
가장 먼저 봅이 오는 그 바다 그 오름에서 전해주는
시원의 봄과 역동성을 다시금 젖어 봅니다.

백록 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금 내리는 비가 힐링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 열흘 정도 줄기차게 내린다면
저절로 격리가 되겠지요
코로나는 갈피를 잃고
제풀에 지쳐 사라지겠지요
ㅎㅎ
살다살다 별소리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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