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oz > 창작시의 향기

Atoz  /  백록




요즘 따라 곤죽 같은 머릿속이 뒤죽박죽인데
궁민학교 때 뇌로 새긴
가나다라마바사아자카타파하와
까까중 때 엥그리던
abcdefghijklmnopqrstuvwyz는
지금의 나처럼 여태 질서를 지키고 있노라 투덜대며
어느새 까먹어버린 친구들 이름보다 뚜렷하다 중얼거리며
어느 약국 앞을 서성이는데

뽀르릉!

아새끼 같은 차 하나 조까치 지나간다
주제에 매연을 내뿜는 꼬라지
정말 시발족같다
정신머리조차 열 부른다
하나에서 열까지
지긋지긋하다
빌어먹을 이노무세상

하필, 오늘 같은 날
저 녀석이 저토록 서두르는 걸 보면
이것 저것 다 팽개친 채
봄마중 가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