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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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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90회 작성일 20-03-0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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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석촌  정금용


여민 옷섶을 푸소서
한기에서 옮겨품은 죽은 듯 안겨있는 것들을
이제는 내려놓으소서

버려두어도 알아 헤쳐가는 물의 푸른 발길 따라 

보슬비에 물렁해진
비탈진 황톳길이건 자갈밭이건 맨땅이건 간에
나무 건 풀이 건 시무룩한 회색 깨워
노랑, 연두, 파랑 거쳐 짙푸른 초록 전에 갖가지 고혹의 색깔로 때깔로
향내로, 춤추는 뜨내기 불러
신방을 꾸미거나 말거나 그저 웃거나 그냥 두어두소서

너무 커 벅찬
푸른 꿈을 배태한 가피 깊은 자궁이여

뭐든 마음먹은 대로 될 것만 같아 제 알아 돋아나는 창창한 봄날
양지에 붙들린 햇살로만은 모자라 달빛까지
다그치는 삼월의 봄밤

끝 모를 꽃의 행렬을 놓칠까 긍긍하여
이것저것마저 챙기느라 진이 빠져 필경에는
누가 보거나 말거나
나비 등에 업혀 아지랑이 따라
허망한 꿈이 되어 문득 아니 보이지는 아예 마소서

실제로 행하는 실제만 행하는 여신이시여!
속되지 않은 여인의 품속 같은
봄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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