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삭이는 향기 > 창작시의 향기

속삭이는 향기  -박영란

계곡물에 숲이 우거지는
봄은 왔지만 눈에 띄지 않고
먹먹하지만 최소한 침묵을 깨는
쌓아놓은 모든 게 흔들리는 한순간
진정될 때까지 서로의 마음 다독이자

귓가에 속삭이는 봄맞이
깊은 산골에서 전하는 꽃향기
눈보라를 뚫고 마을까지 날아오는
세월의 고뇌 속에서 우러나온 꽃향기
절절히 마주보는 모든 게 인간의 욕망

몽글몽글 의미 있는 꽃향기
달밤에 마을을 산책하는 큰 기쁨
세상에서 가장 환한 웃음을 전하는
아득한 산 너머 수십리 떨어진 곳까지
기쁨의 위한으로 살아가는 만족하는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