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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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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3회 작성일 20-03-10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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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격

당신은 내게 고난 뒤에는
확실히 축복을 주고 계시지요
나는 나나 당신을 위해 기도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당신은 나를 쓰시는군요
나를 마음대로 쓰시니
나도 지금껏 당신을 가볍게 생각합니다
당신은 너무도 가볍게 당신 쪽으로 세상을 움직여가므로
나는 당신을 내 쪽으로 끌기로 했죠
감히 당신과 내기를 하듯 공평하기를 원하죠
하지만 놀랍기는 합니다
나의 기고만장에 대하여 권능조차 내려놓고 겸손으로 대하시다니
나는 결국 당신에게 굽히고 말겠습니다
그렇더라도 당신이 원하는 세상을 보기 위하여
나도 헌신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나는 은신하듯 조용히 살고 싶으나
무용한 자를 세상으로 자꾸만 끌어내는 건 당신이니까요
나는 땅에 것을 하나도 원하지 않습니다만
당신이 내게 뭔가를 한사코 주신다니 뭔가 궁금해서 따라볼 수밖에요
당신의 보폭에 따르다보니
점점 내가 할 일이 없어지네요, 게을러지네요
잠자코 가만히 함께 걸어보기만 하라니요
원하는 만큼 밥은 먹고살게 해준다고요
당신에게 죽어라 기도하는 이들을 내버려두고 왜 하필 나를 택하신지
당신은 열심히 저를 설득해야 할 겁니다 
나는 이미 세상을 지나간 자이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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