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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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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79회 작성일 20-03-11 10:03

본문

꽃 부자

석촌  정금용



때를
한 번도 거르지 않는
용케도 환절기를 놓치지 않는
속이 아닌 겉이 이렇게 속을 썩이다니

핀 꽃의 향기가 바람결에 날아와 꽃과
더불어 피어나는 꽃 같잖은

잠 못 이룬 어둠 속에서 살갗에 활짝, 빛깔 고운 꽃

물려받은
유산 중에 으뜸인 가난보다 더 가난한 살갗을 아울러 상속받아
잠시도 쉬려 않는 끈덕진 가려움을 밑천 삼아
봄꽃처럼 무성한 꽃 부자가 되었어도 부자 티를 내지 않으려
겉옷 속에 감쪽같이 가렸는데

참다 참다 참지 못한 그 가려움 때문에 어쩔 수없이
온몸이 꽃밭이라는 사실을 들키고만

참기 수월찮은 참을 수밖에 없는 참을 수 없다는 듯
발갛게 망울져
겨를 없게 살갗에 마구 피어나는

쉬 가난해 지지 않을
꽃, 알레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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