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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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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0회 작성일 20-03-13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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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 백록



어느날 문득, 공중에서 날아든 포탄이다
아니, 허공의 도가니에서 퍼붓는
폭포의 원흉이다

이를테면

중력을 향한 함성으로 곤두박질치다 산산 흩어지고 마는 이과수와 나이아가라와 빅토리아와 황과수가 합세한 폭음의
원천이 소리를 삼킨 채 만방으로 퍼뜨리는 포말의 아우성이다

불현듯, 내가 사는 섬으로 장대비 쏟아지던 날
엉뚱하게 내려치던 날벼락 같은
엉또폭포*가 그렇듯
비로소 거품이 될 너는
거품을 물고 발악을 하다
거품으로 사라질
너는 결국
투명한 정체다

지금은 코로 맡기도 지긋지긋한 코로나며 바이러스를 내뿜는 초대형 환풍기 같은 팬데믹이며 이름씨만 들어도 섬뜩한
포비아의 문체들
아프로디테와 아레스 사이
데이모스며 포보스며
그것도 잠시
망망대해로 마구 휩쓸리다
신화처럼 공중분해로 증발해버릴
너는 그야말로 헛방
그 자체다

부지불식간 그런 저런 낌새에 휩싸여 한동안 얼어붙었던 태양이 정신을 차리고 적도를 향하고 있다는
춘분의 전갈이다
며칠 후면 아기고사리 꼼지락거리겠지
낮과 밤의 시간이 같아지는 날
비라도 실컷 쏟아지면
만물이 생기를 되찾겠지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시치미 뚝 떼고



--------------------------------
* 서귀포시 강정동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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